제목 | 피날레 |
부제 |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
| 저자 역자 | 수전 구바 정지인 |
출판사 | 북하우스 |
발행일 | 2026. 6. 18. |
페이지 수 | 592쪽 |
사이즈 | 144✕220 |
| 도서 형태 | 양장 |
| ISBN | 979-11-6405-363-6 03600 |
| 분야 | 인문 |
| 정가 | 33,000원 |
#여성 #노년 #예술 #창조성 #수전구바 #다락방의미친여자 #정희진 #조지엘리엇 #콜레트 #조지아오키프 #이자크디네센 #메리앤무어 #루이즈부 르주아 #메리루윌리엄스 #궨덜린브룩스 #멋진노년 #카리스마 #여성롤모델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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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다락방의 미친 여자』 수전 구바,
노년 × 여성 × 예술하기의 웅장한 세계를 열어젖히다!
최후의 최후까지 번득이는 기개로
자기만의 삶을 꽉 채워 살아낸
여성 예술가들이 전하는 ‘살아갈 힘’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한 문학 비평가 중 한 명인 수전 구바의 최신작 『피날레: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가 북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삶의 종반전에서 어떻게 창조의 꽃을 피울 것인가’를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탐구한 전기적·비평적 작업인 동시에, 노년기에 접어든 여성 작가로서 수전 구바 자신이 몸소 펼쳐 보이는 지적 여정의 장려한 피날레이기도 하다.
2008년 수전 구바는 예순셋의 나이에 신뢰하던 종양 전문의로부터 난소암 진단을 받고, 살날이 길어야 5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듣는다. 일련의 수술과 항암치료 끝에 그 암울한 예후를 넘어 기적처럼 살아남은 그는,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으로 생각지도 못한 ‘장수’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기엔 너무나 소중했다. 죽음의 지척에 다다랐던 경험은 구바로 하여금 삶의 종반전이라는 선물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그는 질문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죽은 것처럼 살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 있는 것처럼 살 수 있을까.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끝의 끝까지 꽉 채워 살아낸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창조적 능력을 어떻게 삶의 마지막 시간까지 새롭게 형성하고 변화시켜나갈 수 있을까? 바꿔 말해, ‘어떻게 살 것인가’. 노년기에 던져진 이 실존적 질문은 청소년기에 던져진 것만큼이나 미지의 영역에 있고, 또 그만큼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 질문들로 탄생한 『피날레』는 그 가능성의 가장 힘 있는 증거다.
노화, 노인, 노년, 말년…… ‘나이든aged’ 상태를 이르는 말들은 그 상태에 접어든 이들과 함께 수많은 편견과 혐오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더구나 “젊은 남성이 인간의 표준인” 이 사회에서 표준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늙은 여자’의 실존은 “굳이 적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주변적이고,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된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을 “정말로 기괴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늙은 여자들이 육체도 정신도 워낙 연약해서 무시해도 좋으며 딱히 언급할 거리도 없어서 대개 눈에 띄지 않거나 우스꽝스럽게 보인다는 일반적인 가정”, 이 책은 노인혐오와 성차별이 버무려진 이 해로운 가정에 정면으로 맞서며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예술가들이 실제로 살아낸 삶을 통해 “늙은 여자를 발명”한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노년은 우리 모두의 현재이자 미래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롤모델은―‘귀엽고 무해한 할머니’라는 유일한 선택지 바깥에서―‘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로 남아 자기만의 삶을 완성한 여성들이라고.
“왜 사람들은 늙은 여자의 아름다움에 눈뜨지 못하는 걸까?” 창조적 여성의 노년기는 그리 많이 연구되지 않은 주제로,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등이 대표하는 남성-노년-예술가의 경우(우리는 나이들어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수많은 남성 예술가를 알고 있다)와 대조적으로 유형도, 계보도 없이 기억되지 못한 채로 흩어져 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와 『여전히 미쳐 있는』을 아는 독자라면 수전 구바가 이런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 전설적인 ‘업적’을 세웠는지 알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통념을 비트는 독보적이고도 탁월한 성취로, ‘리틀 올드 레이디 랜드Little Old Lady Land’라고 이름 붙인 이 특이한 나라에 거주하며 자신의 창조적 에너지를 연장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온 작가와 화가, 조각가, 음악가, 무용가들을 조명한다. 이 책의 아홉 개 장은 삶의 마지막 단계를 생명력 넘치는 피날레로 기획해낸 여성 예술가―조지 엘리엇, 조지아 오키프, 이자크 디네센, 메리앤 무어, 루이즈 부르주아, 메리 루 윌리엄스, 궨덜린 브룩스, 캐서린 더넘―들의 생애와 작업을 다룬다. 연인이었고, 이단아였고, 현자였던 이들은 직접 살아낸 삶으로 노년이 자기를 재발명하는 창조와 갱신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많은 사람이 중년의 성공과 실패를 되돌아보기 시작하는 시기에 오히려 새로운 방향으로 경력을 확장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를 겪었으며, 노화에 따라오는 모멸감에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면서도, 노년에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고립에서 벗어날 자기만의 방법을 찾았다. 구바는 이들에게서 특유의 생동감과 대담함, 무엇보다 공통의 ‘기개’를 발견하며 노년의 창조를 가능케 하는 환경과 관계, 활동, 태도가 무엇인지를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인 것으로 제시한다.
“개개인의 웅장한 피날레를 거기에 따르는 좌충우돌과 오점까지 포함해 고스란히 전달한다면, 필시 울퉁불퉁하고 얼룩덜룩할 미래를 앞둔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저자가 「머리말」에서 던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희진 박사가 추천사에 명쾌하게 적어주었다. “오래 살면서 자신을 더 잘 돌보”는 데 있어, “이 책만 한 동반자도 없을 것”이라고.
✦ 본문 속으로
선함보다 열정을 선호하는 취향엔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이는 점점 늘어나던 전 세계의 콜레트 독자들에게는 매우 기쁜 일이었다. 영화화된 〈풀밭의 밀〉이 개봉했을 때, 콜레트는 세속적 쾌락에 관한 변함없는 호기심을 강조했다. “젊은 시절 나를 놀라게 했던 모든 것이 오늘날에는 훨씬 더 큰 놀라움을 안긴다. (…) 매일 아침 잠에서 깨면 세상은 늘 새로워져 있고, 나는 삶이 끝날 때에야 비로소 꽃피기를 멈출 것이다.” 애니타 루스가 각색한 〈지지〉가 텔레비전으로 방송됐을 때 콜레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결코 나이의 문제였던 적이 없었다. 내가 아무리 늙더라도 사랑을 잊거나, 사랑에 관해 생각하고 말하기를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_78쪽
디네센이 음식을 포기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위는, 그가 단순히 자신에게 닥쳐온 고난들의 수동적 피해자는 아니라는 선언이었다. 그는 저자로서 스스로 그 고난들을 창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프리카에 있을 때 멤 사히브와 암사자로서 누렸던 동화 같은 모험에서 디네센은 모욕적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비외른비와의 관계가 대실패로 끝난 후로 그는 오직 환상 속에서만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디네센의 사례가 독특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노년은 자신의 모험이 다 끝나버렸다는, 이제는 자신의 과거로 신화를 지어내며 견디는 수밖에 없다는 노인들의 자각을 잘 보여준다. _233쪽
〈나선 여자Spiral Woman〉(1984)에서는 작고 반들거리는 조각상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공중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이 여자에게는 작은 팔과 다리가 있다. 목과 머리는 똬리를 튼 나선에 집어삼켜졌다. 이 나선은 뱀이거나 여자 자신의 머리카락이거나 흉측한 악의다. 부르주아는 아버지의 정부였던 영국인 유모의 목을 뒤틀거나 조르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생애사적 기원을 초월한다. 천장에 매달려 빙글빙글 도는 〈나선 여자〉의 머리 주위를 감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고치나 팽이나 라미아처럼 그것만의 불길한 아름다움으로 희미하게 번득이는 순환성을 보여준다. 이 여자 모형은 왼쪽으로 돌았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돌았다가 하면서 “매달린 채 버텨내는 기술”을 완벽하게 숙달했고, 그리하여 자신만의 균형을 보여준다. _296~297쪽
더넘은 예술계에서 춤의 위상을 높이고 춤을 인문학에 포함된 다른 분야들과 통합하려 노력했다. 흑인 학생들에게 흑인 디아스포라 유산에서 비롯된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노력으로 지역의 젊은이들뿐 아니라 나이든 사람들까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학 학점 이수 과정 및 성인 교육 강좌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그뿐 아니라 자택에서도 학생과 교사 모임을 열다 보니, 당시 학생 일원으로 더넘의 운전사 역할을 병행하던 레드먼드에 따르면 더넘의 집은 “프랑스의 그 카페들과 다를 바 없는 살롱 같은 곳”이 되었다. _457쪽
리어가 예상하는 생의 마지막 단계는 감옥에 갇혀 지내는 시간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그는 그 안에서 노래하고 기도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금빛 나비에 경탄하고, 누가 권력을 얻고 누가 밀려났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하는가 하면, 코딜리어와 계속 따뜻한 정을 나누며 꿋꿋이 버티는 날들을 상상한다. 그야말로 청년기와 중년기의 불안과 분투가 물러난 이후 사람들에게 필요한 바로 그런 일들이다. 과거의 기쁨과 괴로움을 되돌아보고, 문화의 주변부로 밀려난 상태를 받아들이며 자연에서 위안을 구하고, 새로운 소식을 꾸준히 따라가고, 용서와 축복을 반복하며 친밀한 관계를 돈독히 가꿔가는 일 말이다. _467쪽
예상과 달리 이 책에서 살펴본 예술가들의 노년은 우리가 노년에 더 일찍 안착할수록 더 좋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중 몇 사람에게는 노인이 되기도 전에, 그러니까 40대나 50대에 이미 노년의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유익한 방식으로 가정사를 정리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립해야 할 동기가 있었다. 우리가 이러한 그들의 궤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얻게 되는 교훈은 가능한 한 오래, 가능한 한 젊게 머물러야 한다는 일반적인 가정과 상충한다. 오히려 그 가르침은 노년이 오기 전에 아직 넘치는 힘을 활용해 말년의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의 토대를 닦고 착수한 사람들이 자신의 상상력과 선견지명에서 덕을 본다는 것을 알려준다. _494쪽
✦ 추천사
인생을 살아가려면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다. 젠더, 계급을 비롯한 수많은 삶의 방해물에 지친 ‘우리’는 이 힘든 인생을 왜 살아(내)야 하는지 매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피날레』는 이에 대한 여성 예술가 아홉 명의 초연하고도 감동적인 ‘답’이다. 이 책은 거북의 등처럼 우리 각자의 등에 얹힌 삶의 조건이, 고통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피날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성취’는 삶과 나이듦에 대한 전통적인 통념을 거부하는 태도에서 나왔다. 이들의 예술은 당파성을 가진 다양성이다. 이들의 새로운 목소리는 극복의 서사가 아니라 나이듦을 예술의 자원으로 창조해낸 결과다. 때문에 이들의 작품은 인간-여성의 위대함을 증거하며, ‘우리, 나이든 여성’에게 삶의 모델이 되어준다. 우리 모두, 오래 살면서 자신을 더 잘 돌보자. 자기돌봄을 위해 대책과 전략을 잘 세우자. 그 과정에서 이 책만 한 동반자도 없을 것이다. — 정희진, 서평가·문학박사
브라바! 기립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은 실제 여성들이 인생의 두 번째, 심지어 세 번째 막에서 기쁨과 충만함을 발견해가는 모습을 생기 있게 그려낸, 고무적이고도 활기찬 책이다. 삶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며, 행복은 어떤 나이에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증명한다. 『피날레』는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것, 바로 ‘희망’을 건네주었다. — 멕 캐벗, 『프린세스 다이어리』 저자
『피날레』에 등장하는 아홉 명의 여성 예술가가 그랬듯, 수전 구바의 비평적 역량 또한 이 후기 작업에서 넘치는 생기와 대담함을 보여준다. 이는 페미니즘 비평의 빛나는 결실이다. — 일레인 쇼월터, 프린스턴대학 영문학 명예교수
언제나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로드맵. ―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 하버드대학 알폰스플레처 석좌교수
수전 구바 그 자신이 경이로운 노년 여성. 그야말로 압도적인 역작이다. ― 낸시 K. 밀러, 『나의 찬란한 친구들』 저자
✦ 차례
추천의 말
(정희진, 서평가·문학박사)
머리말
서론
1부 연인들
1장 조지 엘리엇
2장 콜레트
3장 조지아 오키프
2부 이단아들
4장 이자크 디네센
5장 메리앤 무어
6장 루이즈 부르주아
3부 현자들
7장 메리 루 윌리엄스
8장 궨덜린 브룩스
9장 캐서린 더넘
결론
감사의 말
주
도판 출처
찾아보기
✦ 지은이
수전 구바 Susan D. Gubar
작가, 영문학자. 뉴욕시립대학, 미시간대학을 거쳐 아이오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 인디애나대학에 영문학 교수로 임용된 뒤, 2008년 난소암 진단을 계기로 교수직을 은퇴할 때까지 여성 문학 연구와 페미니즘 비평에 헌신했다. 구바는 동료 학자인 샌드라 길버트와 평생에 걸쳐 학술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19~20세기 여성 문학을 망라하는 방대한 학술 작업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함께 쓴 대표작 『다락방의 미친 여자』 『여전히 미쳐 있는』, ‘남자 없는 나라No Man’s Land’ 3부작 『말들의 전쟁The War of the Words』 『성역할 바꾸기Sexchanges』 『전선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the Front』, 그리고 함께 엮은 『노턴 여성 문학 앤솔러지The Norton Anthology of Literature by Women』 등으로 페미니즘 비평의 이론을 정립하고 기틀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밖에 단독 저서로 인종차별 이데올로기의 심리적 구조를 폭로한 『인종 바꾸기Racechanges』, 역사적 재앙에 대한 기억의 계승과 애도를 다룬 『아우슈비츠 이후의 시Poetry After Auschwitz』, 난소암 환자로서의 경험을 담은 『종양을 잘라낸 여자의 회고록 Memoir of a Debulked Woman』 등이 있다. 문학 비평에 기여한 공로로 2012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 평생공로상을 샌드라 길버트와 공동 수상했고, 2020년에는 학문적 성취와 교육적 공헌을 인정받아 미국현대언어학회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 옮긴이
정지인
번역하는 사람. 『빛을 먹는 존재들』 『이토록 아름다운 뇌』 『어떤 죽음의 방식』 『호라이즌』 『욕구들』 『자연에 이름 붙이기』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우울할 땐 뇌과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했다.
제목 | 피날레 |
부제 |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
| 저자 역자 | 수전 구바 정지인 |
출판사 | 북하우스 |
발행일 | 2026. 6. 18. |
페이지 수 | 592쪽 |
사이즈 | 144✕220 |
| 도서 형태 | 양장 |
| ISBN | 979-11-6405-363-6 03600 |
| 분야 | 인문 |
| 정가 | 33,000원 |
#여성 #노년 #예술 #창조성 #수전구바 #다락방의미친여자 #정희진 #조지엘리엇 #콜레트 #조지아오키프 #이자크디네센 #메리앤무어 #루이즈부 르주아 #메리루윌리엄스 #궨덜린브룩스 #멋진노년 #카리스마 #여성롤모델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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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다락방의 미친 여자』 수전 구바,
노년 × 여성 × 예술하기의 웅장한 세계를 열어젖히다!
최후의 최후까지 번득이는 기개로
자기만의 삶을 꽉 채워 살아낸
여성 예술가들이 전하는 ‘살아갈 힘’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한 문학 비평가 중 한 명인 수전 구바의 최신작 『피날레: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가 북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삶의 종반전에서 어떻게 창조의 꽃을 피울 것인가’를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탐구한 전기적·비평적 작업인 동시에, 노년기에 접어든 여성 작가로서 수전 구바 자신이 몸소 펼쳐 보이는 지적 여정의 장려한 피날레이기도 하다.
2008년 수전 구바는 예순셋의 나이에 신뢰하던 종양 전문의로부터 난소암 진단을 받고, 살날이 길어야 5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듣는다. 일련의 수술과 항암치료 끝에 그 암울한 예후를 넘어 기적처럼 살아남은 그는,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으로 생각지도 못한 ‘장수’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기엔 너무나 소중했다. 죽음의 지척에 다다랐던 경험은 구바로 하여금 삶의 종반전이라는 선물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그는 질문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죽은 것처럼 살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 있는 것처럼 살 수 있을까.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끝의 끝까지 꽉 채워 살아낸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창조적 능력을 어떻게 삶의 마지막 시간까지 새롭게 형성하고 변화시켜나갈 수 있을까? 바꿔 말해, ‘어떻게 살 것인가’. 노년기에 던져진 이 실존적 질문은 청소년기에 던져진 것만큼이나 미지의 영역에 있고, 또 그만큼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 질문들로 탄생한 『피날레』는 그 가능성의 가장 힘 있는 증거다.
노화, 노인, 노년, 말년…… ‘나이든aged’ 상태를 이르는 말들은 그 상태에 접어든 이들과 함께 수많은 편견과 혐오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더구나 “젊은 남성이 인간의 표준인” 이 사회에서 표준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늙은 여자’의 실존은 “굳이 적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주변적이고,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된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을 “정말로 기괴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늙은 여자들이 육체도 정신도 워낙 연약해서 무시해도 좋으며 딱히 언급할 거리도 없어서 대개 눈에 띄지 않거나 우스꽝스럽게 보인다는 일반적인 가정”, 이 책은 노인혐오와 성차별이 버무려진 이 해로운 가정에 정면으로 맞서며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예술가들이 실제로 살아낸 삶을 통해 “늙은 여자를 발명”한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노년은 우리 모두의 현재이자 미래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롤모델은―‘귀엽고 무해한 할머니’라는 유일한 선택지 바깥에서―‘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로 남아 자기만의 삶을 완성한 여성들이라고.
“왜 사람들은 늙은 여자의 아름다움에 눈뜨지 못하는 걸까?” 창조적 여성의 노년기는 그리 많이 연구되지 않은 주제로,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등이 대표하는 남성-노년-예술가의 경우(우리는 나이들어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수많은 남성 예술가를 알고 있다)와 대조적으로 유형도, 계보도 없이 기억되지 못한 채로 흩어져 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와 『여전히 미쳐 있는』을 아는 독자라면 수전 구바가 이런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 전설적인 ‘업적’을 세웠는지 알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통념을 비트는 독보적이고도 탁월한 성취로, ‘리틀 올드 레이디 랜드Little Old Lady Land’라고 이름 붙인 이 특이한 나라에 거주하며 자신의 창조적 에너지를 연장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온 작가와 화가, 조각가, 음악가, 무용가들을 조명한다. 이 책의 아홉 개 장은 삶의 마지막 단계를 생명력 넘치는 피날레로 기획해낸 여성 예술가―조지 엘리엇, 조지아 오키프, 이자크 디네센, 메리앤 무어, 루이즈 부르주아, 메리 루 윌리엄스, 궨덜린 브룩스, 캐서린 더넘―들의 생애와 작업을 다룬다. 연인이었고, 이단아였고, 현자였던 이들은 직접 살아낸 삶으로 노년이 자기를 재발명하는 창조와 갱신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많은 사람이 중년의 성공과 실패를 되돌아보기 시작하는 시기에 오히려 새로운 방향으로 경력을 확장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를 겪었으며, 노화에 따라오는 모멸감에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면서도, 노년에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고립에서 벗어날 자기만의 방법을 찾았다. 구바는 이들에게서 특유의 생동감과 대담함, 무엇보다 공통의 ‘기개’를 발견하며 노년의 창조를 가능케 하는 환경과 관계, 활동, 태도가 무엇인지를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인 것으로 제시한다.
“개개인의 웅장한 피날레를 거기에 따르는 좌충우돌과 오점까지 포함해 고스란히 전달한다면, 필시 울퉁불퉁하고 얼룩덜룩할 미래를 앞둔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저자가 「머리말」에서 던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희진 박사가 추천사에 명쾌하게 적어주었다. “오래 살면서 자신을 더 잘 돌보”는 데 있어, “이 책만 한 동반자도 없을 것”이라고.
✦ 본문 속으로
선함보다 열정을 선호하는 취향엔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이는 점점 늘어나던 전 세계의 콜레트 독자들에게는 매우 기쁜 일이었다. 영화화된 〈풀밭의 밀〉이 개봉했을 때, 콜레트는 세속적 쾌락에 관한 변함없는 호기심을 강조했다. “젊은 시절 나를 놀라게 했던 모든 것이 오늘날에는 훨씬 더 큰 놀라움을 안긴다. (…) 매일 아침 잠에서 깨면 세상은 늘 새로워져 있고, 나는 삶이 끝날 때에야 비로소 꽃피기를 멈출 것이다.” 애니타 루스가 각색한 〈지지〉가 텔레비전으로 방송됐을 때 콜레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결코 나이의 문제였던 적이 없었다. 내가 아무리 늙더라도 사랑을 잊거나, 사랑에 관해 생각하고 말하기를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_78쪽
디네센이 음식을 포기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위는, 그가 단순히 자신에게 닥쳐온 고난들의 수동적 피해자는 아니라는 선언이었다. 그는 저자로서 스스로 그 고난들을 창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프리카에 있을 때 멤 사히브와 암사자로서 누렸던 동화 같은 모험에서 디네센은 모욕적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비외른비와의 관계가 대실패로 끝난 후로 그는 오직 환상 속에서만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디네센의 사례가 독특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노년은 자신의 모험이 다 끝나버렸다는, 이제는 자신의 과거로 신화를 지어내며 견디는 수밖에 없다는 노인들의 자각을 잘 보여준다. _233쪽
〈나선 여자Spiral Woman〉(1984)에서는 작고 반들거리는 조각상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공중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이 여자에게는 작은 팔과 다리가 있다. 목과 머리는 똬리를 튼 나선에 집어삼켜졌다. 이 나선은 뱀이거나 여자 자신의 머리카락이거나 흉측한 악의다. 부르주아는 아버지의 정부였던 영국인 유모의 목을 뒤틀거나 조르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생애사적 기원을 초월한다. 천장에 매달려 빙글빙글 도는 〈나선 여자〉의 머리 주위를 감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고치나 팽이나 라미아처럼 그것만의 불길한 아름다움으로 희미하게 번득이는 순환성을 보여준다. 이 여자 모형은 왼쪽으로 돌았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돌았다가 하면서 “매달린 채 버텨내는 기술”을 완벽하게 숙달했고, 그리하여 자신만의 균형을 보여준다. _296~297쪽
더넘은 예술계에서 춤의 위상을 높이고 춤을 인문학에 포함된 다른 분야들과 통합하려 노력했다. 흑인 학생들에게 흑인 디아스포라 유산에서 비롯된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노력으로 지역의 젊은이들뿐 아니라 나이든 사람들까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학 학점 이수 과정 및 성인 교육 강좌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그뿐 아니라 자택에서도 학생과 교사 모임을 열다 보니, 당시 학생 일원으로 더넘의 운전사 역할을 병행하던 레드먼드에 따르면 더넘의 집은 “프랑스의 그 카페들과 다를 바 없는 살롱 같은 곳”이 되었다. _457쪽
리어가 예상하는 생의 마지막 단계는 감옥에 갇혀 지내는 시간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그는 그 안에서 노래하고 기도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금빛 나비에 경탄하고, 누가 권력을 얻고 누가 밀려났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하는가 하면, 코딜리어와 계속 따뜻한 정을 나누며 꿋꿋이 버티는 날들을 상상한다. 그야말로 청년기와 중년기의 불안과 분투가 물러난 이후 사람들에게 필요한 바로 그런 일들이다. 과거의 기쁨과 괴로움을 되돌아보고, 문화의 주변부로 밀려난 상태를 받아들이며 자연에서 위안을 구하고, 새로운 소식을 꾸준히 따라가고, 용서와 축복을 반복하며 친밀한 관계를 돈독히 가꿔가는 일 말이다. _467쪽
예상과 달리 이 책에서 살펴본 예술가들의 노년은 우리가 노년에 더 일찍 안착할수록 더 좋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중 몇 사람에게는 노인이 되기도 전에, 그러니까 40대나 50대에 이미 노년의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유익한 방식으로 가정사를 정리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립해야 할 동기가 있었다. 우리가 이러한 그들의 궤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얻게 되는 교훈은 가능한 한 오래, 가능한 한 젊게 머물러야 한다는 일반적인 가정과 상충한다. 오히려 그 가르침은 노년이 오기 전에 아직 넘치는 힘을 활용해 말년의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의 토대를 닦고 착수한 사람들이 자신의 상상력과 선견지명에서 덕을 본다는 것을 알려준다. _494쪽
✦ 추천사
인생을 살아가려면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다. 젠더, 계급을 비롯한 수많은 삶의 방해물에 지친 ‘우리’는 이 힘든 인생을 왜 살아(내)야 하는지 매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피날레』는 이에 대한 여성 예술가 아홉 명의 초연하고도 감동적인 ‘답’이다. 이 책은 거북의 등처럼 우리 각자의 등에 얹힌 삶의 조건이, 고통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피날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성취’는 삶과 나이듦에 대한 전통적인 통념을 거부하는 태도에서 나왔다. 이들의 예술은 당파성을 가진 다양성이다. 이들의 새로운 목소리는 극복의 서사가 아니라 나이듦을 예술의 자원으로 창조해낸 결과다. 때문에 이들의 작품은 인간-여성의 위대함을 증거하며, ‘우리, 나이든 여성’에게 삶의 모델이 되어준다. 우리 모두, 오래 살면서 자신을 더 잘 돌보자. 자기돌봄을 위해 대책과 전략을 잘 세우자. 그 과정에서 이 책만 한 동반자도 없을 것이다. — 정희진, 서평가·문학박사
브라바! 기립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은 실제 여성들이 인생의 두 번째, 심지어 세 번째 막에서 기쁨과 충만함을 발견해가는 모습을 생기 있게 그려낸, 고무적이고도 활기찬 책이다. 삶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며, 행복은 어떤 나이에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증명한다. 『피날레』는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것, 바로 ‘희망’을 건네주었다. — 멕 캐벗, 『프린세스 다이어리』 저자
『피날레』에 등장하는 아홉 명의 여성 예술가가 그랬듯, 수전 구바의 비평적 역량 또한 이 후기 작업에서 넘치는 생기와 대담함을 보여준다. 이는 페미니즘 비평의 빛나는 결실이다. — 일레인 쇼월터, 프린스턴대학 영문학 명예교수
언제나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로드맵. ―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 하버드대학 알폰스플레처 석좌교수
수전 구바 그 자신이 경이로운 노년 여성. 그야말로 압도적인 역작이다. ― 낸시 K. 밀러, 『나의 찬란한 친구들』 저자
✦ 차례
추천의 말
(정희진, 서평가·문학박사)
머리말
서론
1부 연인들
1장 조지 엘리엇
2장 콜레트
3장 조지아 오키프
2부 이단아들
4장 이자크 디네센
5장 메리앤 무어
6장 루이즈 부르주아
3부 현자들
7장 메리 루 윌리엄스
8장 궨덜린 브룩스
9장 캐서린 더넘
결론
감사의 말
주
도판 출처
찾아보기
✦ 지은이
수전 구바 Susan D. Gubar
작가, 영문학자. 뉴욕시립대학, 미시간대학을 거쳐 아이오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 인디애나대학에 영문학 교수로 임용된 뒤, 2008년 난소암 진단을 계기로 교수직을 은퇴할 때까지 여성 문학 연구와 페미니즘 비평에 헌신했다. 구바는 동료 학자인 샌드라 길버트와 평생에 걸쳐 학술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19~20세기 여성 문학을 망라하는 방대한 학술 작업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함께 쓴 대표작 『다락방의 미친 여자』 『여전히 미쳐 있는』, ‘남자 없는 나라No Man’s Land’ 3부작 『말들의 전쟁The War of the Words』 『성역할 바꾸기Sexchanges』 『전선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the Front』, 그리고 함께 엮은 『노턴 여성 문학 앤솔러지The Norton Anthology of Literature by Women』 등으로 페미니즘 비평의 이론을 정립하고 기틀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밖에 단독 저서로 인종차별 이데올로기의 심리적 구조를 폭로한 『인종 바꾸기Racechanges』, 역사적 재앙에 대한 기억의 계승과 애도를 다룬 『아우슈비츠 이후의 시Poetry After Auschwitz』, 난소암 환자로서의 경험을 담은 『종양을 잘라낸 여자의 회고록 Memoir of a Debulked Woman』 등이 있다. 문학 비평에 기여한 공로로 2012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 평생공로상을 샌드라 길버트와 공동 수상했고, 2020년에는 학문적 성취와 교육적 공헌을 인정받아 미국현대언어학회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 옮긴이
정지인
번역하는 사람. 『빛을 먹는 존재들』 『이토록 아름다운 뇌』 『어떤 죽음의 방식』 『호라이즌』 『욕구들』 『자연에 이름 붙이기』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우울할 땐 뇌과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