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부제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
저자 | 배리 로페즈 |
역자 | 이승민 |
출판사 | 북하우스 |
발행일 | 2024.1.2. |
페이지 수 | 388쪽 |
사이즈 | 140✕210 |
도서 형태 | 무선 |
ISBN | 979-11-6405-217-2 03840 |
분야 | 인문 > 인문 에세이 |
정가 | 19,500원 |
#자연에세이 #여행에세이 #회고록 #남극 #북극 #사막 #초원 #트라우마 #리베카솔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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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북극을 꿈꾸다』의 저자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 배리 로페즈가 남긴 마지막 에세이, 국내 초역
리베카 솔닛 서문
마거릿 애트우드 추천
출간 즉시 아마존 1위
뉴욕 타임스 선정 2022년 올해의 책
자연과 장소, 인간과 풍경에 대한 탁월한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 등의 찬사를 받은 배리 로페즈의 마지막 에세이 모음집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로페즈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편집했던 문학적 유산으로,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2022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출간되기 전부터 영어권의 여러 문학잡지에서 기대작으로 손꼽혔으며, 출간 직후에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베스트 1위에 올랐고, 그해 〈뉴욕 타임스〉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책에는 여행 중 마주한 다양한 풍광에 대한 경이로운 기록을 비롯해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에 대한 담담한 회고록, 부서져가는 세상에 보내는 간곡한 전언 등 에세이라는 장르로 아우를 수 있는 스물여섯 편의 글이 유려하게 편집되어 실렸다. 여기에 더해진 리베카 솔닛의 「서문」은 로페즈가 얼마나 섬세하고 묵묵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며 깊고 지혜로운 글을 써나갔는지 전해준다. 솔닛의 안내를 받아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글들을 읽어나가는 사이, 우리는 삶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여 더 넓고 그윽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인간과 대지를 연결하는 작가 배리 로페즈
고독을 걷어내는 다정한 교감에 대해 쓰다
배리 로페즈는 수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에게 영감을 준,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를테면 자연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은 배리 로페즈의 책을 발견했던 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눈이 번쩍 뜨이는,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배리 로페즈는 저 멀리서 타오르며 나를 인도하는 북극성처럼 내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로페즈가 남긴 마지막 책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의 출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영어권 독자들이 보여준 관심 역시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배리 로페즈에게 이토록 큰 사랑과 존경을 보이는 것은 인간과 자연과 장소를 대하는 그의 특별한 태도 때문이다. 로페즈는 인간과 대지가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을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고, ‘산만한’ 현대 사회에서는 드물게도 자연 현상에 온전히 그리고 느리게 주의를 기울였던,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연주의자였다. 작가로서의 책임감을 끝없이 고민했다는 점도 그를 독보적인 인물로 끌어올린다. 그는 남극의 빙하와 북극의 산기슭을 오가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과 중국의 산봉우리를 걸으면서, 작가들이 자연 세계의 무엇을 묘사하고 전해야 하는지, 지구에 가해진 파괴를 돌이키기 위해 작가들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리베카 솔닛은 자연과 글을 대하는 로페즈의 이런 태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는 마치 신에게 다가가는 사제처럼 사라져가는 진귀하고 머나먼 현상과 접촉하고 그것을 나누고자 노력했으며, 이 현상들과 나눈 교감을 작가로서 우리를 위한 교감이자 우리와 나누는 교감으로 옮기고자 했다. 그의 글 안에서 고독은 연결로 바뀌고 깨져나간 조각은 다시 하나로 붙는다.” 솔닛의 문장은 로페즈가 인간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부단히 의식하며 글을 써나갔음을, 독자들로 하여금 연결의 의식을 일깨워 각자의 고독을 걷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음을 환기한다. 그의 문장들이 멋 부리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바로 이런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와 연대에 대한 신념에서 배어나온 것이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상처를 고백한 회고록부터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 산문까지
일평생 배리 로페즈를 사로잡았던 주제와 특징이 집약되어 있는 글들
자연 세계의 독보적인 관찰자였던 그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들, 즉 자연을 대하는 행동과 자연에 대한 묘사는 한없이 깊숙하다. 가령 「지리적 친밀감」이나 「서부에서」, 「경계에서」, 「남반구 항해」, 「냉철하게 바라본 우리 연약한 행성」 등의 글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그는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떠나서 발로 땅을 딛고 심해에 몸을 담그고 눈구덩이를 파며 장소에 머무른다. 장소에 쌓인 자연의 시간을 탐구하고, 그 장소에 생명을 부여하는 동물과 식물의 움직임에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장소에 뿌리내린 사람들의 경험을 경청한다. 머무른 시간 동안 보고 듣고 느끼고 질문하고 배우고 의심한 것을 글로 적는다. 그렇게 나온 글들은 젠체하는 거리감이나 중립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장소에 온전히 포개어져 장소와 대상의 시선으로 독자인 우리를 바라본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자연 작가로서의 배리 로페즈를 충분히 만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의 내밀한 상처를 고백한 회고록의 성격을 띠고 있는 글들도 마주하게 된다. 배리 로페즈는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더 정확하게는 어린 시절에 50대 성인 남성에게 당했던 성적 학대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성적 학대를 겪은 사람과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연대하기 위해서, 마음을 터놓기 위해서였다.” 이 책에 실린 「하늘 한 조각」에서처럼 그는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글로 쓰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사유해야 할 문제로 바꾸어내고, 우리를 타인의 악몽을 이해하는 길로 안내한다. 하지만 회고록 성격의 글에서도 자연의 역할은 휘발되지 않는다. 「무섭도록 풍부한 물」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는 안식처도 없고 기댈 곳도 없는 절망적인 처지였을 때 자연 세계만이 자신의 안식처이자 기댈 곳이 되어주었다고 밝히며, 빛과 공간과 물의 세계를 하나하나 온몸 가득히 담는다.
“이것은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 풍경, 장소, 사람에 대한 사랑의 서사
이 책에서 로페즈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감동적이고 때때로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 육지 동물과 해양 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떠났던 탐험의 후기, 남극을 비롯해 지구상의 여러 특별한 장소를 찾아갔던 여행에 대한 추억, 광활하고 극적인 풍경 속에서 자신을 돌이켜보았던 명상의 시간 등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기억들을 눈부신 문장들로 풀어놓는 한편, 자연을 바라보는 눈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몸소 가르쳐준 선주민 원로들과 과학자들, 작가들에 대해 회고한다. 나아가 저자는 불타는 듯한 솔직한 문장들로 살아 있는 모두가 저마다 얼마나 큰 상처를 겪었는지, 그런 모두의 삶이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공감 어린 목소리로 써내려간다.
80여 개의 나라를 돌아다니며 얻은 깨달음을 독자들과 나누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위기의 시대가 닥친 지금, 우리는」이나 「서부에서」 등의 글에서는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라고 분명하게 질문하며, “진보의 결실”이라고 말해지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단호하게 진단한다. 그러나 그는 이 우려스러운 사태를 비평가의 어조로 날카롭게 고발하지도, 가차 없이 비판하지도, 섣부르게 평가하지도 않는다. 그는 주의 깊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우리의 고통은 우리가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조곤조곤 말한다. “권력을 쥐는 것보다 사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멸종과 인종 청소와 해수면 상승의 시대에 순응하기보다 윌슨의 생명 사랑을 일상의 대화로 가져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 속에서 죽기보다 앞에 놓인 가능성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그의 글들은 인간과 지구가 생존하기 위해 당장 고민과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호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
회고록이자 탐험에 대한 보고서이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세계를 조금은 다른 방식, 사랑과 연대의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준다. 경쟁과 파괴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세계에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자연과 아직 남아 있는 사랑을 가슴 깊이 의식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배리 로페즈라는 이름과 그가 남긴 메시지를 절감하며 기억하게 될 것이다.
제목 |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부제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
저자 | 배리 로페즈 |
역자 | 이승민 |
출판사 | 북하우스 |
발행일 | 2024.1.2. |
페이지 수 | 388쪽 |
사이즈 | 140✕210 |
도서 형태 | 무선 |
ISBN | 979-11-6405-217-2 03840 |
분야 | 인문 > 인문 에세이 |
정가 | 19,500원 |
#자연에세이 #여행에세이 #회고록 #남극 #북극 #사막 #초원 #트라우마 #리베카솔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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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북극을 꿈꾸다』의 저자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 배리 로페즈가 남긴 마지막 에세이, 국내 초역
리베카 솔닛 서문
마거릿 애트우드 추천
출간 즉시 아마존 1위
뉴욕 타임스 선정 2022년 올해의 책
자연과 장소, 인간과 풍경에 대한 탁월한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 등의 찬사를 받은 배리 로페즈의 마지막 에세이 모음집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로페즈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편집했던 문학적 유산으로,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2022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출간되기 전부터 영어권의 여러 문학잡지에서 기대작으로 손꼽혔으며, 출간 직후에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베스트 1위에 올랐고, 그해 〈뉴욕 타임스〉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책에는 여행 중 마주한 다양한 풍광에 대한 경이로운 기록을 비롯해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에 대한 담담한 회고록, 부서져가는 세상에 보내는 간곡한 전언 등 에세이라는 장르로 아우를 수 있는 스물여섯 편의 글이 유려하게 편집되어 실렸다. 여기에 더해진 리베카 솔닛의 「서문」은 로페즈가 얼마나 섬세하고 묵묵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며 깊고 지혜로운 글을 써나갔는지 전해준다. 솔닛의 안내를 받아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글들을 읽어나가는 사이, 우리는 삶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여 더 넓고 그윽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인간과 대지를 연결하는 작가 배리 로페즈
고독을 걷어내는 다정한 교감에 대해 쓰다
배리 로페즈는 수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에게 영감을 준,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를테면 자연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은 배리 로페즈의 책을 발견했던 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눈이 번쩍 뜨이는,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배리 로페즈는 저 멀리서 타오르며 나를 인도하는 북극성처럼 내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로페즈가 남긴 마지막 책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의 출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영어권 독자들이 보여준 관심 역시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배리 로페즈에게 이토록 큰 사랑과 존경을 보이는 것은 인간과 자연과 장소를 대하는 그의 특별한 태도 때문이다. 로페즈는 인간과 대지가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을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고, ‘산만한’ 현대 사회에서는 드물게도 자연 현상에 온전히 그리고 느리게 주의를 기울였던,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연주의자였다. 작가로서의 책임감을 끝없이 고민했다는 점도 그를 독보적인 인물로 끌어올린다. 그는 남극의 빙하와 북극의 산기슭을 오가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과 중국의 산봉우리를 걸으면서, 작가들이 자연 세계의 무엇을 묘사하고 전해야 하는지, 지구에 가해진 파괴를 돌이키기 위해 작가들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리베카 솔닛은 자연과 글을 대하는 로페즈의 이런 태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는 마치 신에게 다가가는 사제처럼 사라져가는 진귀하고 머나먼 현상과 접촉하고 그것을 나누고자 노력했으며, 이 현상들과 나눈 교감을 작가로서 우리를 위한 교감이자 우리와 나누는 교감으로 옮기고자 했다. 그의 글 안에서 고독은 연결로 바뀌고 깨져나간 조각은 다시 하나로 붙는다.” 솔닛의 문장은 로페즈가 인간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부단히 의식하며 글을 써나갔음을, 독자들로 하여금 연결의 의식을 일깨워 각자의 고독을 걷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음을 환기한다. 그의 문장들이 멋 부리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바로 이런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와 연대에 대한 신념에서 배어나온 것이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상처를 고백한 회고록부터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 산문까지
일평생 배리 로페즈를 사로잡았던 주제와 특징이 집약되어 있는 글들
자연 세계의 독보적인 관찰자였던 그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들, 즉 자연을 대하는 행동과 자연에 대한 묘사는 한없이 깊숙하다. 가령 「지리적 친밀감」이나 「서부에서」, 「경계에서」, 「남반구 항해」, 「냉철하게 바라본 우리 연약한 행성」 등의 글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그는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떠나서 발로 땅을 딛고 심해에 몸을 담그고 눈구덩이를 파며 장소에 머무른다. 장소에 쌓인 자연의 시간을 탐구하고, 그 장소에 생명을 부여하는 동물과 식물의 움직임에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장소에 뿌리내린 사람들의 경험을 경청한다. 머무른 시간 동안 보고 듣고 느끼고 질문하고 배우고 의심한 것을 글로 적는다. 그렇게 나온 글들은 젠체하는 거리감이나 중립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장소에 온전히 포개어져 장소와 대상의 시선으로 독자인 우리를 바라본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자연 작가로서의 배리 로페즈를 충분히 만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의 내밀한 상처를 고백한 회고록의 성격을 띠고 있는 글들도 마주하게 된다. 배리 로페즈는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더 정확하게는 어린 시절에 50대 성인 남성에게 당했던 성적 학대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성적 학대를 겪은 사람과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연대하기 위해서, 마음을 터놓기 위해서였다.” 이 책에 실린 「하늘 한 조각」에서처럼 그는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글로 쓰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사유해야 할 문제로 바꾸어내고, 우리를 타인의 악몽을 이해하는 길로 안내한다. 하지만 회고록 성격의 글에서도 자연의 역할은 휘발되지 않는다. 「무섭도록 풍부한 물」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는 안식처도 없고 기댈 곳도 없는 절망적인 처지였을 때 자연 세계만이 자신의 안식처이자 기댈 곳이 되어주었다고 밝히며, 빛과 공간과 물의 세계를 하나하나 온몸 가득히 담는다.
“이것은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 풍경, 장소, 사람에 대한 사랑의 서사
이 책에서 로페즈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감동적이고 때때로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 육지 동물과 해양 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떠났던 탐험의 후기, 남극을 비롯해 지구상의 여러 특별한 장소를 찾아갔던 여행에 대한 추억, 광활하고 극적인 풍경 속에서 자신을 돌이켜보았던 명상의 시간 등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기억들을 눈부신 문장들로 풀어놓는 한편, 자연을 바라보는 눈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몸소 가르쳐준 선주민 원로들과 과학자들, 작가들에 대해 회고한다. 나아가 저자는 불타는 듯한 솔직한 문장들로 살아 있는 모두가 저마다 얼마나 큰 상처를 겪었는지, 그런 모두의 삶이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공감 어린 목소리로 써내려간다.
80여 개의 나라를 돌아다니며 얻은 깨달음을 독자들과 나누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위기의 시대가 닥친 지금, 우리는」이나 「서부에서」 등의 글에서는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라고 분명하게 질문하며, “진보의 결실”이라고 말해지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단호하게 진단한다. 그러나 그는 이 우려스러운 사태를 비평가의 어조로 날카롭게 고발하지도, 가차 없이 비판하지도, 섣부르게 평가하지도 않는다. 그는 주의 깊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우리의 고통은 우리가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조곤조곤 말한다. “권력을 쥐는 것보다 사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멸종과 인종 청소와 해수면 상승의 시대에 순응하기보다 윌슨의 생명 사랑을 일상의 대화로 가져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 속에서 죽기보다 앞에 놓인 가능성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그의 글들은 인간과 지구가 생존하기 위해 당장 고민과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호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
회고록이자 탐험에 대한 보고서이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세계를 조금은 다른 방식, 사랑과 연대의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준다. 경쟁과 파괴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세계에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자연과 아직 남아 있는 사랑을 가슴 깊이 의식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배리 로페즈라는 이름과 그가 남긴 메시지를 절감하며 기억하게 될 것이다.